●인류 문명의 발상지는 남아프리카 13만 년 전 기후변화로 이동함●
海印導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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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8 15:30
인류의 조상으로 분류되는 현생 인류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 남부 칼라하리 지역에서 출현한 뒤 지구의 기후 변화로 인해 다른 지역으로 대이동했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 악셀 팀머만 단장 연구팀과 호주·남아공 공동 연구팀은 남아프리카에 사는 후손들의 DNA를 추적해 현생 인류의 정확한 발상지와 이동 원인을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원본보기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 대륙에서 출현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정확한 발상지에 대해서 논란이 존재한다. 호모 사피엔스의 유골이 동부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반면, DNA 검사 결과 가장 오래된 혈통은 남부 아프리카에 거주하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DNA 기술로 모계 조상을 추적했을 때 최초의 어머니에게서 갈라져 나온 첫번째 혈통 ‘L0’의 후손 198명을 대상으로 유전학적 계통을 역추적했다. 기존 1019개의 L0 후손 계통 표본에 추가로 갈라진 계통을 더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 같은 새로운 하위 계통의 출현 시점에 주목했다. 언어·문화·지리적 분포 정보와 연계하면 최초의 이주 경로와 발상지를 추적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에 따라 확인된 발상지는 현재 나미비아, 짐바브웨 국경에 이르는 보츠와나 지역이었다.특히 이번 연구는 인류 이동의 원인도 밝혀냈다. 연구진은 세차운동으로 인한 아프리카 지역 기후변화 때문에 인류 이동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세차운동은 태양과 달의 인력으로 인해 지구 자전축이 약 2만1000년 주기로 회전하는 현상이다.
연구진은 해양 퇴적물 등 옛 기후 자료와 기후 컴퓨터 모델 분석으로 지구 자전축의 느린 흔들림이 남반구의 여름 일사량을 변화시켰고, 이로 인해 남아프리카 전역의 강우량이 주기적으로 변화했음을 밝혔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기후변화로 인해 약 13만년 전에 발상지 북동쪽인 잠비아, 탄자니아 지역, 약 11만년 전 나미비아, 남아공 지역으로 녹지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셈이다. 이는 유전학적으로 분석한 이주 시기 및 경로와도 일치했다.
악셀 팀머만 IBS 기후물리연구단장은 "호주의 유전학자들이 유전자를 채취해 분석하고, IBS의 기후물리학자들이 고기후를 재구성했다"면서 "인류 첫 이주에 대한 최초의 증거를 찾을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앞으로 연구진은 이번 L0 후손 연구방식을 적용해 다른 혈통의 이주경로도 추적한다. 초기 인류 역사의 수수께끼를 계속해서 풀어나갈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 온라판에 실렸다.
[김태환 기자 topen@chosunbiz.com]
